오늘은 제 73회 광복절이다. 나에겐 공관장으로 맞는 첫 광복절이어서인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해외 공관은 한국 휴일 중에는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만 쉬는데, 사실 휴일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이날 현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사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오사카부, 교토부, 나라현, 시가현, 와카야마현인데 광복절엔 다섯 곳 모두 지역 민단 주최로 광복절 기념식이 열린다. 총영사관 직원들도 여기에 참석하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행사에 가서 대통령 경축사를 대독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사카총영사관도 영사들을 다섯 팀으로 나눠 각 부현으로 파견한다.
나는 가장 큰 지역인 오사카와 교토 행사에 참석했다. 쉽게 말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를 두 번 대독하는 영광을 누렸다.
여러 지역에서 같은 시간에 식을 열면 물리적으로 동시 참석할 수 없으므로 교토는 오후에, 나머지 지역은 오전에 식을 한다. 참석해 보니, 역시 오사카와 교토는 교포 밀집 거주지역이고 민족학교가 있어서인지 회의장이 꽉 찼다. 오사카민단 강당에는 500명 가까이, 교토민단엔 150명 정도가 참석했다.
이번 대통령 경축사에는 다른 때와 달리,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관한 비판이 없었다. 오후에 집에 들어와 뉴스를 보니, 일본 언론도 그점을 주목해 보도했다. <엔에이치케이>는 대통령 경축사 중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는 부분만 녹음을 따,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석간도 서울발 기사에서 광복절 경축사에 이전과 달리,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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