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1일부터 설날 연휴이다. 일본은 양력 설을 쇠기 때문에 음력 설에는 쉬지 않는다. 다만 11일은 한국의 개천절에 해당하는 ‘건국기념일’이어서, 휴일이다.
2월 11일자 <한국일보>에, 교토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의 제93회 선발고등학교 야구대회(센바츠, 일명 봄 고시엔) 출전과 관련한 기고를 했다.
교토국제고의 센바츠 출전은 학교로서도 1999년 야구부 창설 이후 처음이지만, 1947년 이 학교를 세우고 가꿔온 재일동포 사회에도 큰 경사이다. 93년의 센바츠 역사에서도 외국계 학교가 센바츠에 출전하는 것은 최초이다.(식민지 시대 제외)
더구나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40명을 포함해 재학생이 131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이다. 순수한 재일동포 학교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케이팝 등 한류의 영향도 있고 해서 일본인 학생 수가 늘고 있다. 국적으로만 보면 70% 가까이가 일본 학생이다.
도쿄의 도쿄한국학교(각종학교)와 달리, 교토국제학원을 포함해 간사이지역에 있는 3개의 한국계 민족학교는 현재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은 정규학교(1조교)이다. 모두 개교 당시부터 부르던 한국말 교가를 부르고 있다. 고시엔대회는 전 경기를 NHK가 중계를 하기 때문에 일본 전역에 한국말 교가가 울려퍼질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는 이유이다.
교토국제고는 한국계 민족학교이고 규모가 작은 학교라는 점,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함께 다니는 학교라는 점, 교가가 한글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이번 봄 고시엔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학교의 하나이다. 한국에서도 이 학교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인식하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올 초에는 총련계 학교인 오사카조선학교가 일본 전국고등학교럭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역시 재학생 200명 규모의 작은 학교의 분전이었다.
스포츠의 매력 중 하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이루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역경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